[주니어 생글기자가 간다] ‘도심 속 농촌’, 먹거리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가다
주니어 생글생글 기자단이 연구사에게 작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photo by 이솔 한경 디지털랩 기자

“옥수수 열매는 어떻게 생기는 거예요?”
“아프리카에서 우리나라 기술로 벼농사를 짓는다고 하던데 어떤 기술이에요?”

지난 6월 8일 경기 수원에 있는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시험 재배장. 주니어 생글생글 기자들이 농진청 연구사들에게 갖가지 농작물에 관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곳은 벼, 밀, 보리, 옥수수 등 식량으로 활용하는 농작물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곳이다. 고소한 팝콘 향이 나는 쌀, 과일처럼 단맛이 나는 옥수수를 비롯해 우리가 매일같이 먹는 곡식 대부분이 이곳에서 개발됐다.

중부작물부에 가면 먼저 그 규모에 놀라게 된다. 5월 말 모내기를 끝낸 논과 무성하게 자란 옥수수밭, 수확을 앞둔 보리밭 등이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넓게 펼쳐져 있다. 도심 한가운데 있지만 마치 농촌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서울 경기 등 주로 대도시에서 온 주니어 생글 기자들에겐 평소 접하기 힘든 특별한 경험이었다.

중부작물부는 경기 강원 충청 등 중부 지역에서 농사를 짓기에 적합한 품종을 개발한다. 유전공학 화학 토양학 등 관련 분야 박사학위를 가진 연구관과 연구사들이 더 맛있고, 건강에도 좋고, 기르기 쉬운 품종을 밤낮으로 연구한다. 한 가지 품종을 개발해 세상에 내놓기까지 10년 넘게 걸리기도 한다.

중부작물부는 우리나라 농업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조선 시대 이 자리엔 군대용 식량 작물을 재배하는 ‘둔전(屯田)’이 있었다. 정조 임금은 근처에 축만제라는 저수지를 건설해 농업용수로 쓰도록 했다. 지금 이 저수지는 수원시민들이 여가를 즐기는 호수공원으로 조성됐다.

아픈 역사도 있다. 일본은 1906년 조선 침략을 원활히 할 목적으로 이곳에 농업 기술을 연구하는 권업모범장을 설치했다. 현재 전북 전주에 있는 농진청 본청도 2014년까지 이 자리에 있었다.

주니어 생글 기자들은 옥수수, 벼, 맥류(보리 밀 등)의 시험 재배장을 방문해 작물의 특징과 품종 개발 과정 등에 대해 취재했다. 배환희 연구사(옥수수), 이윤승·안억근 연구사(벼), 박명렬 연구사(맥류)가 각 작물에 대해 설명해 줬다.

by 유승호 기자
[주니어 생글기자가 간다] ‘도심 속 농촌’, 먹거리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가다
매일 먹는 쌀, 밀, 보리를 연구하는 곳
[주니어 생글기자가 간다] ‘도심 속 농촌’, 먹거리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가다
강윤재 주니어 생글 기자
수원 칠보초 3학년

주니어 생글생글 기자로서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 다녀왔다. 중부작물부는 벼, 밀, 보리 등 식량으로 쓰이는 작물을 연구하는 곳이다. 여러 작물을 직접 기르면서 맛은 어떤지, 영양 성분은 어떤지 등을 시험한다. 이곳은 일제 시대부터 농업 관련 연구기관이 있었던 역사가 깊은 곳이다.

벼를 예로 들면 모내기를 하고 벼를 키우면서 어떤 환경에서 잘 자라는지, 밥맛은 어떤지 등을 연구하는 것이다. 벼 시험 재배장에서는 막 모내기를 마친 벼들이 푸릇푸릇하게 자라고 있었다. 여러 가지 쌀의 특징에 대해서도 알게 됐다. 수향미는 고소한 팝콘 향이 난다. 신동진은 알이 굵다. 동진강 주변에서 많이 재배한다고 해서 동진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봄이 되면 벼에서 잎이 벌어지며 꽃이 나온다고 한다. 벼에도 꽃이 핀다는 사실은 처음 알았다. 아프리카에도 한국 벼가 전해져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연구사님은 우리나라 쌀이 일본 쌀과 함께 세계적으로 품질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옥수수와 보리에 대한 설명도 들었다. 옥수수에도 암과 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매일 먹는 곡식에 대한 설명을 들으니 자연스럽게 귀가 기울여졌다. 취재를 마치고 ‘임금님표 이천’을 선물로 받았다. 벼가 자라는 것을 직접 봐서 그런지 쌀이 새롭게 보이고, 밥도 더 맛있게 느껴졌다.
우리가 먹는 쌀, 10년 넘게 연구한 것이래요
[주니어 생글기자가 간다] ‘도심 속 농촌’, 먹거리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가다
이찬혁 주니어 생글 기자
화성 율목초 6학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평소 하기 힘든 재미난 경험을 많이 했다. 쌀, 보리, 옥수수 등 우리가 늘 먹는 곡식을 어떻게 개발하고 재배하는지 직접 볼 수 있었다. 개발 중인 옥수수를 먹어 보기도 했다. 찰옥수수는 끈적끈적해 씹는 맛이 좋았고, 흑옥수수는 검은색이 특이해 보였다. 단맛이 나는 단옥수수는 버터를 발라 더욱 맛있었다.

옥수수는 최대 2m까지 키가 자란다고 한다. 수술과 암술이 한 개체에서 나오는데 수술에서 떨어진 씨가 암술에 닿아 수정이 이뤄지면 열매가 자란다.

쌀에도 정말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널찍한 논에 벼 종류별로 한 줄씩 모를 심어 키우고 있었다. 그중에 맛이 좋고, 영양 성분이 뛰어나며, 키우기 쉬운 쌀을 골라 시장에 내놓는데, 이 과정에 최소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보리와 밀 시험 재배장에도 갔다. 이곳에서는 동물 사료로 쓰이는 작물을 많이 재배하고 있었다. 처음엔 ‘동물은 아무거나 먹으면 되지 굳이 동물용 작물까지 연구할 필요가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연구사님은 “동물도 더 좋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고, 더 좋은 음식을 먹어야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손으로 만져 보니 옛날에 쓰던 사료용 작물보다 최근에 개발한 작물이 더 부드럽고 먹기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직 판매되지 않는 개발 중인 옥수수를 미리 맛보다
[주니어 생글기자가 간다] ‘도심 속 농촌’, 먹거리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가다
김수안 주니어 생글 기자
서울 광남초 5학년

서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반 정도 달려 도착한 경기 수원의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 이곳에서는 다양한 식량 작물을 연구하고 있었다. 논에는 벼가 자라고 있고, 옥수수와 보리 등을 심어 놓은 밭도 볼 수 있었다.

첫 번째 순서로 여러 종류의 옥수수를 시식했다. 찰옥수수, 검은 옥수수, 단옥수수가 있었는데 찰옥수수가 제일 맛있었다. 아직 판매하지 않는, 개발 중인 옥수수라고 했다. 옥수수를 시험 재배하고 시식도 하면서 맛있는 옥수수를 골라 시중에 내놓는다고 한다. 연구사님은 “우수한 품종을 개발하기 위해 매일 옥수수를 먹는다”고 말했다. 옥수수는 한 줄기에 암수가 함께 있다. 옥수수가 자라면서 수염이 돋아나는데, 수염의 수만큼 옥수수 알갱이가 생긴다고 한다.

중부작물부에선 지금까지 벼 교배 시험을 3만6000번이나 했다고 한다. 개발이 끝난 품종엔 이름을 하나씩 붙이는데, 재미있는 이름이 많았다. 아세미는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라는 뜻이고, 하이아미는 ‘아미노산 함량이 높다(하이·high)’는 뜻이다.

맥류 시험 재배장에서는 보리, 밀, 귀리, 트리티케일 등에 대해 알아봤다. 겉보리와 쌀보리의 차이점, 귀리의 쓰임새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트리티케일은 스코틀랜드에서 개발한 것으로, 인간이 만들어 낸 첫 합성 작물이다. 식량 작물의 종류와 재배 과정에 대해 알 수 있는 즐겁고 뜻깊은 시간이었다.
비슷해 보이던 보리 밀 귀리, 가까이서 보니 달라 보였어요
[주니어 생글기자가 간다] ‘도심 속 농촌’, 먹거리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가다
이정주 주니어 생글 기자 화성 율목초 3학년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먼저 옥수수가 자라는 과정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옥수수 줄기 위쪽에 달린 아빠 씨앗이 아래로 떨어져 엄마 씨앗과 만나면 아기 옥수수가 된다고 했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셔서 재미있게 들었다. 찰옥수수, 흑옥수수, 단옥수수 등 여러 종류의 옥수수도 맛볼 수 있었다.

다음으로 쌀 박사님을 만났다. 우리나라 기후에 맞는 맛있는 쌀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 연구한다고 한다. 연구사님은 “쌀을 개발하려면 일일이 수작업으로 교배해야 해 힘들지만,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이름을 붙일 때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새로운 쌀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 우리 밥상에 올라오기까지 보통 10년이 걸린다고 한다.

보리, 밀, 호밀, 귀리, 트리티케일 등에 대해서도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연구사님은 각각의 작물을 종이판에 붙여 놓고 설명해 주셨다. 멀리서 볼 때는 비슷비슷해 보이는 작물들을 종이판에 붙여 놓고 가까이서 보니 생김새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여러 작물을 붙여 놓은 종이판을 받아서 집에 가져왔다. 볼 때마다 열심히 설명해 주시던 연구사님 생각난다. 여러 가지 곡식과 농업에 대해 평소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고 설명도 들을 수 있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주니어 생글기자가 간다] ‘도심 속 농촌’, 먹거리 연구하고 개발하는 국립식량과학원 중부작물부를 가다